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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인터뷰]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

 지난 7월 19일,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5대 국정 목표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과 지방재정 확충을 통해 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주민자치를 확대해 지역 현장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치분권을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발표될 개헌안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명시할 방침인 만큼 자치와 분권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10월 10일,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을 만났다. 우 사무처장은 오랫동안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치분권대학 설립에 앞장서왔다. 그와 마주앉아 자치분권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자치분권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우정욱 기획처장과 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1995년부터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후 20년이 넘었지만, 자치와 분권은 여전히 어려운 주제다. 우 사무처장은 자치와 분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치분권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지방정부가 국가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된 지위를 갖고 자주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시민 스스로 기획하면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자기결정권과 자기책임성을 가진 개인과 공동체가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온 마을과 지역이 돕고 국가는 이를 뒷받침하는, 아래로부터 위로의 분권적 사회질서가 형성될 때 진정한 자치분권이 실현될 수 있다.”

- 자치분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유가 있다면?

“유엔경제사회국(UNDESA) 귀도 베르투치 처장(GuidoBertucci)은 2000년에 분권의 성공조건으로 4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분권화 과정을 이끌어주는 입법체계, 둘째는 재정분권화, 셋째는 인적자원 개발, 넷째는 시민 참여 활성화다. 이중에서 특히 ‘인적자원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이를 시행하고 실현하는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제도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그랬다. 좋은 인재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와 분권을 실현하려면 유능한 인재를 육성하는 게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인재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자치분권대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자치분권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

- 지금까지 자치분권과 관련된 교육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에서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교육을 해왔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 현재의 인적자원개발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까지의 지방공무원 교육, 자치와 분권 교육은 지역의 특색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중앙정부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방정부들 역시 자치분권 교육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현안과 모범사례 나열로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자치와 분권 교육이 제 틀을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치와 분권을 실현하는 유능한 인적자원 개발은 불가능하다. 지역의 특색이 반영되지 않은 교육으로 주민자치 활성화가 어렵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 등은 민원해결용이 되면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게 현실이 아닌가. 이런 것들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 그렇다면 자치분권대학을 기획한 이유는 인적자원개발 때문인가?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적자원개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치분권대학의 큰 토대 가운데 하나가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인데 협의회는 지방정부가 연대해 시민과 함께하는 자치분권을 실현하고 분권운동의 허브 역할을 하고자 발족됐다.

협의회는 교육(자치분권대학), 제도 개선(자치입법공장), 브랜딩(자치분권친구들) 등의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기획했다. 이것들을 추진하면서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닦아나갈 계획이다.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자치분권대학의 목표는 세 가지다. 첫 번째가 성숙한 생활정치가 이뤄질 수 있는 바탕이 되도록 시민자치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방공무원의 지방자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행정 역량이 강화돼 시민들이 원하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방정부가 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자치정부의 인적자원 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지방공무원 자치분권 역량 강화를 통한 시민사회 전이가 가능한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

- ‘전국 243개 지방정부가 자치분권대학 캠퍼스’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자치분권대학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고 물리적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26개 회원도시를 비롯해 전국 243개 지방정부 모두가 자치분권대학의 캠퍼스가 될 수 있다.

시흥시 청사, 광주시의 시민회관, 광명시의 광명동굴 등에서 어디에서든 캠퍼스가 펼쳐질 수 있다. 자치분권대학은 시민들을 향해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열려 있는 캠퍼스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다고 자부한다. 자치분권대학에 등록한 시민은 캠퍼스가 열리는 인근 도시에서도 수강 가능하다.”

참고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는 주민의 자치권 실현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지방정부들이 모여 2016년 1월 22일 창립했다. 지방자치법 제152조에 따른 행정협의회로 26개 지방정부(의회 의결 25개)를 회원으로 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에서는 강동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서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인천광역시에서는 계양구, 남구, 부평구 ▲광주광역시에서는 광산구, 서구 ▲대전광역시에서는 서구, 유성구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김포시, 부천시, 수원시, 시흥시, 안산시, 안양시, 양평군, 오산시 ▲충청남도에서는 논산시, 아산시 ▲전라북도에서는 완주군 ▲전라남도에서는 영암군이 참여하고 있다.

- 올해 처음 시작된 자치분권대학이 20개가 넘는 캠퍼스가 열렸다. 상당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지난 3월 23일, 도봉캠퍼스가 처음 개강했다. 처음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그 이후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캠퍼스에 열렸고, 앞으로도 열릴 예정이다. 참여하는 교수들의 열정이 지나치게 뜨거운 것을 걱정할 정도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치와 분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교수진들이 결합해 교육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원 지방정부의 자치단체장들과 자치분권대학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치분권대학,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우 사무처장은 “세미나는 자치분권 교육의 내실을 더하고, 통일된 커리큘럼과 콘텐츠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했다”며 “자치분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우정욱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사무처장

- 자치분권 교육이 의미는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재미없고 따분한 주제일 수도 있다. 보다 시민들이 쉽고 편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서 참여를 활성화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전문가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어렵게 이야기했다. 그 때문에 시민들은 자치와 분권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도 내 일이 아닌 남의 일로 인식해왔다. 그래서 오랜 시간동안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왔지만, 정작 시민들에게는 어려운 주제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자치분권이 언제까지나 전문가들이 독점하는 주제여서는 안 된다. 참여를 확산하려면 시민들의 언어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쉬운 것부터 단계를 밟아서 교육을 받으면, 시민들의 역량 강화와 함께 참여도 늘어나면서 인재 발굴과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자치분권대학이 필요했다. 지금은 시작단계지만 예상보다 좋은 반응과 결과가 나오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앞으로 자치분권대학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자치분권대학은 시작단계다. 자리를 잡으려면 노력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처음 자치분권대학을 구상했던 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할 생각이다. 전국 243개 지방정부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자치분권대학 캠퍼스가 열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지방자치에서 자치분권 교육은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다. 자치와 분권이 내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자치분권대학으로 오면 된다. 지방자치 시대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유혜준  olive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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