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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약속과 민주주의[김필두 특별기고] 자치분권 실질화를 위한 지역정당의 필요성 ①

문재인 정부는 '국정시책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중앙정부의 기능을 지방과 나누는 자치분권을 통해 지방자치 및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중앙-지방간 분권과 협치를 이루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2018년 지방선거 시까지 달성하여 자치분권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분권(分權)은 권리나 권력을 나누다는 의미를 가진다. 행정학용어사전에 의하면, 분권이란, 집권(集權)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권한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의사결정의 권한이 중앙의 상급기관에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 또는 하급기관에도 주어진 것을 말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분권하면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서의 지방분권을 말한다.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서는 '지방분권'이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합리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능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7조에서는 지방분권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하여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에 관한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자기의 책임하에 집행하도록 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또는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도록 함으로써 지방의 창의성 및 다양성이 존중되는 내실 있는 지방자치를 실현함을 그 기본이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분권의 목적은 주민참여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분권, 참여, 자치 등은 지역차원의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는 유사한 성격의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공화제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어의 데모스 (Demos →민중;시민;다수)와 크라티아 (Kratia →권력;지배)의 합성어인 데모크라티아 (그리스어: δημοκρατία →다수의 민중에 의한 지배)에 있다. 

정치과학자 레리 다이아몬드 (Larry Diamond)는 민주주의 사회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선택권 -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부를 선택하고 교체할 수 있는 정치 제도에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둘째, 참정권 - 정치 및 시민 생활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셋째, 인권 - 모든 국민의 인권이 보장될 것. 넷째, 평등법칙 - 모든 국민에게 법률 및 절차가 동등하게 적용되는 법치 사회가 보장되어야 할 것 등이다.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법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도 인권과 평등법칙은 언제나 누릴수 있는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하물며 국민이 불법 판결을 받기 전에 그 사람의 인권이 유린된다면 그 사회는 민주주의라 볼 수 없다.

전세계의 200여 개 국가의 ¾에 해당하는 150여 개의 국가가 '000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연방공화국, 프랑스공화국, 이란이슬람공화국 등을 비롯하여 중화인민공화국,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들이 '공화국'이라는 단어를 국가의 명칭에 포함시키고 있다. 공화국(共和國)은 공화제를 채택하는 국가를 말한다.

공화제(共和制)는 시민을 대표하는 시민단체에게 권한이 부여되는 정부 형태를 말하며, 이러한 공화제를 주장하고 실현하려는 정치적인 태도나 이념을 공화주의(共和主義)라고 한다. 영어로 '공화제'(republic)는 '공공의 것'을 뜻하는 라틴어의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에서 유래한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공화제는 '국민의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스 포풀리'(res populi)라고 설명하였다. 

동양에서 사용되는 공화(共和)는 중국 주나라의 여왕(厲王)이 폭정으로 백성을 억압하자 이를 참지 못한 백성들이 반란이 일으키게 되고, 백성의 반란을 진압하지 못한 여왕이 나라를 버리고 도망치자 제후들이 힘을 합쳐 나라를 다스렸다는 의미로 '공화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공화제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공화주의(共和主義)는 소수의 독재에 반대하는 주민이 공동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정치형태이기 때문에 사적 이익의 추구보다 공적 이익을 중시하여 사회공동체에 참여하는 주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공화주의는 '자유와 지배'의 관계에서 출발하는데, 여기서 지배는 타자의 지배가 아닌 자기 지배를 뜻하며 자유도 독립된 개인의 자유가 아닌 정치공동체내에서의 정치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누리는 공민적 자유를 말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 세계 속에서 모든 사람이 언제나 정치행위에 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행위는 자유시민들이 교대로 담당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이 경우 시민은 지배역량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복종의 능력도 함양해야 한다. 즉 통치자는 피치자를 동료시민으로 대우해야 하며 이런 능력은 피지배 경험을 통해 습득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피치자인 대중은 피리를 만드는 사람이고 정치하는 치자는 피리를 부는 사람이라고 한다. 바람직한 공화국은 덕성과 지혜에 근거하여 국가권력이 배분되고 시민들이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자유롭고 완전하게 보장되는 정치사회라고 하였다.

마키아벨리는 부정·부패의 원인은 사회의 불평등에 있다고 하였다. 불평등이 팽배하면 타자에 대한 지배와 억압이 심화되고 사회규범과 질서가 붕괴됨과 동시에 부패로 그 사회는 몰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마키아벨리는 주장하였다. 

이런 불평등과 부패와 혼란을 극복·해소하고, 주민이 공동체를 위해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질서와 공정한 룰을 수립해내야 하는데, 이는 사회가 특정한 계급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당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공공의 이익 내지는 공공선 이념이 탄생하는 공간이자 시민적 덕성이 재생산되는 공간으로서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한 제도와 공공적 질서의 확립이 중요하고, 공화주의는 평등주의의 사회적 구현을 통해 공익적 질서의 구축과 이를 자발적으로 지키는 시민적 덕성으로 이룩될 수 있는 이념체계이다.

루소가 추구한 이상사회는 모든 사회 성원들의 독립된 삶의 보장과 자유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개별 구성원들 사이에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평등이 전제되는 사회이다. 루소의 평등주의적 공화주의는 자유와 평등은 양립가능할 뿐이니라 평등을 자유의 근거로 제시하고 평등이 없이는 자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념체계이다.

민주주의는 주권이 국민 개개인이 아닌 국민 다수에게 있는 반면, 공화주의는 주권이 국민 개개인에게 있다는 점에서 민주제와 공화제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다수결의 원칙에 기반을 둔 민주제에서는 51%를 차지하는 다수가 반대편에 속하는 49% 소수파의 주권을 합법적으로 무시하는 다수에 의한 독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권익을 보장하는 공화제가 민주제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필두 특별기고 ②]로 이어집니다.

▲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김필두  kpd@kril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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