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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네틱스 관점에서 본 자치분권의 의미 <3>[문장수 교수 특별기고 3]

‘사이버네틱스의 관점에서 본 자치분권의 의미’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의 성격과 내용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사이버네틱스를 구성하는 주요한 핵심 개념은 체계, 목적, 정보, 피드백, 모델, 블랙박스, 에너지 등이다. 따라서 “사이버네틱스의 관점에서 본 지치분권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며, 후자를 위해서는 다시 이들 개념들의 역사적 변천사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본 글은 사이버네틱스의 인식론 자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식론을 근거로 자치분권의 의미를 해명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개념들에 대한 논쟁적 분석은 제쳐두고 본 글을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의미해석에 만족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선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은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이다. 통상적으로 사이버네틱스를 ‘인공두뇌학’으로 번역하지만, 이러한 번역은 부분적으로만 수용될 수 있을 뿐, 이 새로운 과학에 대한 정확한 번역은 아니다. 필자가 강조할 결론을 미리 말한다면, 사이버네틱스는 모든 과학들의 과학성의 본성을 규명하는 메타과학이론으로서, 과거의 철학적 인식론을 대신할 현대의 과학인식론이다.

역사적으로 인식론이라는 용어가 그 이전의 존재론, 즉 형이상학을 대신하기 위해서 등장한 새로운 용어이듯이, 사이버네틱스는 이전까지의 모든 과학들을 통합하려는 새로운 과학이기에, 컴퓨터 공학을 상기시키는 인공두뇌학이라는 용어 대신에 차라리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이 때 1차적 사이버네틱스와 2차적 사이버네틱스 사이에 있는 인식론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차적 의미의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는 1948년에 출간된 위너의 서명, ‘기계와 동물의 통제와 의사소통’이라는 표현이 암시하듯이, 기능적인 측면에서 자동 기계와 신경체계의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하기 위해서 고안되었다.

이 용어는 이후에 다양한 학자들의 등장과 함께 다양한 새로운 정의를 획득한다. 이를 위해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적 진화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분석은 필수적이다. 잘 알고 있듯이, 일반 체계론의 선구자가 폰 베르탈렌피(von Bertalanffy, 1950)라면, 사이버네틱스의 선구자는 위너(N. Wiener, 1954)이다.

양자는 다 같이 동일한 역사적 선구자들, 즉 일차적으로 라이프니츠의 ‘추론 장치’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고, 보다 더 구체적인 인식론적 토대를 위해서는 형태주의 이론과 장 피아제의 인식론에 의존했다.

이런 맥락에서 베르타렌피와 위너의 인식론적 논쟁, 그리고 애쉬비(W.R. Ashby, 1956)의 종합적인 견해 및 맥커로치(W. S. McCulloch, 1968)의 인식론 등은 사이버네틱스의 인식론의 발달에 핵심적으로 기여했다.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베르타렌피의 인식론은 전망주의(perspectivism)를 표방하고, 위너의 인식론은 구성주의(constructivism)를 표방하지만, 그 심층적 내용을 분석하면 양자의 인식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이들은 필자가 평소에 강조해 온 구조구성주의로 통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네틱스의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드(Mead, 1968)이다. 그녀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의 본성을 해명하기 위해 사이버네틱스의 방법을 적용했다. 그러나 2차적 질서의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자는 폰 포에르스터(Von Foerster, 1974)이다.

일차적 사이버네틱스가 ‘관찰된 체계’에 대한 사이버네틱스라면, 2차적 질서의 사이버네틱스는 “관찰하는 체계”에 대한 사이버네틱스이다. 후자는 신경체계와 감각기관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결과에 의해 도입되었다.

이제 사이버네틱스는 초기의 인공두뇌학적 차원을 넘어 공학적 체계, 유기체적 체계, 심리학적 인지체계 그리고 사회학적 영역의 다양한 체계, 예를 들면, 도시체계, 분권자치 체계 등을 다루게 된다. 여기서는 관찰된 대상과 관찰하는 대상 사이의 상호적 영향을 동시에 분석하기에 철학적 해석학자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나이브한 논의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사이버네틱스는 해석학적 논의들의 구체적 증거들을 제공한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필자는 인문사회학적 사이버네틱스를 위한 토대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 문장수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

 

문장수  jsmoun@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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