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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와인을 잔뜩 안겨준 이유는?[최정욱 소믈리에와 함께 하는 대한민국 와인기행] 샤또 미소 도란원 ①
안남락 대표와 아내 문미화씨

대한민국 와인 1번지는 어디일까? 가장 먼저 충북 영동군을 꼽는다면, 한국와인에 대해 뭘 좀 아는 사람이다. 영동군을 ‘한국의 보르도’라고 부르는 이들도 제법 있다. 이유는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와이너리가 많기 때문이다.

영동군에는 40여 곳의 크고 작은 와이너리가 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농가형이며, 이들 농가형 와이너리들은 직접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영동은 대한민국 와인특구로 지정돼 있다.

지난 9월 21일, 충북 영동에서 열린 ‘대한민국 와인축제’에 갔을 때 깜짝 놀랐다. 영동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24곳이 축제에 참가했는데, 줄지어 설치된 와인부스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멋지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올 정도였다.

올해 8번째로 열린 영동 와인축제를 현장에서 직접 보니 영동이 ‘대한민국 와인 1번지’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됐다. 9월 21일~24일까지 4일 동안 열린 영동 와인축제 기간 동안 한국와인이 3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것이 와이너리 관계자의 귀띔이다. 매년 영동 와인축제를 찾는 방문객 수가 증가하고 있고 매출액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영동은 한국와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샤또 미소 안마당에 있는 포도나무에 열린 포도들.

지난 11월 2일, 영동 ‘샤또 미소 도란원’을 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와 함께 방문했다. 샤또 미소 와이너리 마당은 이미 깊어진 가을이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포도나무에는 수확하지 않고 남겨둔 포도송이들이 매달려 있었고, 감나무에는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채 단맛을 더해가고 있었다. 마당에서 포도를 따서 맛을 보았다. 깊은 단맛이 느껴진다.

샤또 미소는 와인제조장과 와인시음과 와인 관련 체험을 같이 할 수 있는 와인시음장을 갖추고 있다. 샤또 미소 와인시음장은 아기자기하면서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감탄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완만한 아치형 나무 천정에 매달린 와인 잔들은 아주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여기에 안남락 대표와 아내 문미화씨의 화사하면서 온화한 미소가 곁들여지면 샤또 미소 와인시음장은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은 최고의 ‘와인 아지트’가 된다.

안남락 대표가 와인 제조를 시작한 것은 2001년으로 영동의 다른 와이너리에 비하면 비교적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영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 대표는 청주에서 살다가 2000년에 귀농했고, 이듬해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와인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무작정 주먹구구식으로 와인을 만들다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샤또 미소 와인시음장.

그랬던 안 대표의 와인제조가 꽃을 피운 건 2013년이다. 샤또 미소의 대표상품으로 손꼽히는 ‘로제 스위트와인’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3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안 대표는 처음으로 와인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뻐서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마침 와인을 거래처에 납품하러 간 참이라 수상 기념으로 거래처에 공짜로 와인을 잔뜩 안겨주고 왔다나.

그 이후 샤또 미소 도란원은 신세계백화점에 와인을 납품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와인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었다. 와인 판매량 증가는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매년 생산하는 와인 양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와인의 맛과 품질 역시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었고, 꾸준히 와인품평회에 참가해 매년 상을 받게 되었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샤또 미소 도란원이 우리나라 와이너리 탑 5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고 설명한다.

영동은 안남락 샤또 미소 도란원 대표의 고향이다. 안 대표는 영동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거들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후에 청주로 이주해서 커튼 가게를 운영했다. 장사는 잘 되었다. 꼼꼼하고 완벽을 기하는 성격이라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귀농하게 되었을까?

“(커튼 가게를)한 10년 하니까 어깨도 아프고, 힘이 들었어요. 미싱을 직접 했거든요. 때 마침 서울에서 쌈밥집을 하던 여동생이 쌈밥집을 해보라고 권해서 커튼 가게를 그만두고 그 자리에 쌈밥집을 냈어요. 한 1년은 장사가 잘 됐는데, IMF가 왔죠.”

샤또 미소 와인제조장

결국 그는 빚만 떠안은 채 쌈밥집 문을 닫아야 했다. 탈출구가 필요했고, 그는 고향인 영동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것도 혼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라 아내와 아이들을 청주에 남겨둔 채. 남은 가족의 생계는 아내 문미화씨 몫이 되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그 때 이야기를 하지만, 가족을 청주에 남겨둔 채 고향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무거웠으리라.

“어머니가 고향에서 포도농사를 조금 하고 있어서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혼자서 4천 평 포도농사를 한 거지. 포도를 따서 새벽 서너 시까지 포도즙을 짰어요. 포도는 저장이 안 돼서 (수확기에)홍수출하를 하잖아요. 가격대가 엄청 안 좋아요. 그래서 포도즙을 짠 거죠. 포도농사를 져서 빚을 거의 다 갚았는데 와인을 시작하면서 빚이 늘었어요.”

포도농사를 지으면서 포도즙을 만들어 팔다가 와인제조로 넘어가는 건 대부분의 농가형 와이너리가 밟는 수순이다. 샤또 미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샤또 미소는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일찍 와인제조를 시작했다.

“포도즙은 포도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다 해서 나는 다른 거를 해볼까 하다가 생각한 게 와인이에요. 포도주. 시골에서는 다들 만들어보고 하지.”

처음에는 와인을 페트병에 담아서 주변 지인들에게 팔았다. 조금씩 와인 판매가 늘어나자 본격적으로 와인을 생산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단다. 페트병이 아닌 와인 병에 와인을 담아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후 발효라는 걸 알았나. 와인 병에 담아서 저쪽 감나무 둑 아래 묻어놨는데, 어느 날 가보니 와인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후 발효가 돼서 와인이 다 흘러나간 거라. 혼자 책 보고 주먹구구식으로 했는데, 나중에 후 발효라는 걸 알았지.”

와인은 병에 넣은 뒤에도 발효가 일어날 수 있다. 안 대표가 만든 와인 역시 병입을 한 뒤에 발효가 되면서 코르크 마개를 밀어내 내용물이 전부 흘러나간 것이다. 와인을 잔뜩 저장해놨다고 생각하고 뿌듯해했는데 어느 날 가보니 와인이 모조리 사라져 버렸으니 얼마나 허망했을까.

안남락 대표

<최정욱 소믈리에의 와인팁>

로제 스위트와인 : 샤토 미소 대표와인으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와인이다. 화려한 붉은 빛과 화사한 과실향이 일품으로 파티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기 적당하며 딸기 케이크 등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와인을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다.

레드 드라이와인 : 샤또 미소의 레드 드라이와인은 처음 와인을 개발할 때 대나무 통에 숙성시키는 방식을 사용, 와인에 대나무향이 배어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화사한 와인 향에 깃든 대나무향은 한국와인의 정적인 매력이 한층 깊어지게 한다. 식감을 깔끔하게 해주기 때문에 가벼운 양념을 한 고기 요리나 퓨전한식 등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음식과 잘 맞는다.

레드 스위트와인 : 단맛이 미디엄 스위트 정도로 과하지 않아 양념이 된 소고기나 돼지고기 요리와 잘 맞는다. 깔끔한 단맛은 김치볶음밥이나 닭발 등의 매운 요리의 매운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같이 곁들어 마시면 좋다. 

프리미엄 레드와인 : 캠벨 포도의 화사한 향, MBA 포도의 묵직한 맛, 산머루의 진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와인으로 와인의 가벼움과 무거움, 진함과 맑음이 공존하고 있는 고급 와인이다. 고기요리, 볶음요리를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와인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중식이나 태국음식 등과도 잘 어울린다.

아이스와인 : 와인을 숙성시키기 전에 동결해서 수분을 줄이고 당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아이스와인의 달콤한 맛을 충분히 살리면서 단맛이 지나치지 않게 잘 만들었다. 초콜릿케이크, 말린 과일, 견과류, 치즈와 함께 먹으면 과실의 맛과 향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와인기행] 샤또 미소 ②로 이어집니다.

유혜준  olive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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